순천시는 숟가락 싸움 중

순천시는 숟가락 싸움 중

[기자수첩]

노관규 순천시장(왼)과 소병철 국회의원. 순천시·소병철 의원실 제공  노관규 순천시장(왼)과 소병철 국회의원. 순천시·소병철 의원실 제공 협력을 해도 모자할 형국에 순천지역 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현안마다 불협화음을 내면서 지역발전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율촌1산단 일부 관할지역에 한국형 우주발사체 단(段) 조립장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치에 나섰다. 이번 사업에는 전남 고흥과 경남 창원이 경쟁상대로 나섰다.

이와 관련, 노관규 순천시장은 자신의 SNS에 "고흥의 김승남 국회의원과 공영민 군수가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해오고 있다"며 "우리 시는 시장만 혼자 뛰고 있는데 참 달리 보였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국회의원의 무용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소병철 국회의원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자신은 사업 추진 사항을 보고도, 협조 요청도 받은 사실이 없었다"고 정면 반박했다. 노 시장의 주장에 소 의원 역시 맞붙은 것이다.

두 사람의 갈등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순천 방문이 결정되자 노 시장은 지역 정치권을 의식한 듯 SNS에 숟가락·젓가락을 올리는 이들이 많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한편, 소 의원은 당일 경전선 발표 현장에 가지 못하고 김포발-여수행 항공에서 국토부 장관을 따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의원은 입장문에서도 "국토부 장관의 방문 및 우회화 발표 후에 숟가락 운운 표현까지 나왔지만 국회의원실은 이에 대해 일체 반박하지 않고 정부에 우회화 명확화와 추가 예산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경전은 최근 3.1절 기념식에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식순에 국회의원의 기념사가 빠지자 소 의원이 순천시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다.

사사건건 불거지는 단체장과 국회의원의 갈등에 지역에선 6.1 지방선거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된 노 시장과 당시 공천권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소 의원의 갈등이 계속해서 표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적 갈등이 지역 발전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동력만 잃게 한다는 점이다.
 
김인철 전남동부지역사회본부 전 소장은 "정치인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서 중앙 또는 지역에서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며 "하지만 사안을 가지고 '누가 시작을 먼저 했네' 식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중요한 업적처럼 과시하는 것이지 시민을 위한 행위는 아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와 함께 당적을 떠난 협치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준영 순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은 "현재 무소속 시장과 민주당 국회의원이 지역사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서로 협치를 해야하는데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 시민들 눈에도 보기 좋지 않다"며 "어떤 실적에 대해서는 '내 것이다'고 얘기를 하는데 지역의 큰 문제인 의과대학 유치라든지 쓰레기폐기물처리시설 문제 등에서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적을 떠나 협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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