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민과 갈등 겪는 한국전력 '면담의 조건'

[기자수첩] 농민과 갈등 겪는 한국전력 '면담의 조건'

심재봉 한전 구례지사장이 지난 30일 농업용전기문제 해결을 위한 구례군대책위원회와의 면담을 앞두고 언론인 입회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유대용 기자심재봉 한전 구례지사장이 지난 30일 농업용전기문제 해결을 위한 구례군대책위원회와의 면담을 앞두고 언론인 입회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유대용 기자농업용 전기 사용 위반 단속으로 전남 구례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측이 농민들과의 면담을 앞두고 언론 배제를 조건으로 내걸어 구설에 올랐다.

구례군농민회를 비롯한 각 농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농업용전기문제 해결을 위한 구례군대책위원회'는 지난 30일 오전 한전 구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심재봉 한전 구례지사장과의 면담을 위해 지사장실로 향했다.

이날 면담은 당초 예정됐던 것이지만 신 지사장이 언론인 입회를 거부하면서 40여 분이나 지체됐다.

심 지사장이 '악의적 편집'을 운운하며 언론인 앞에서는 한 마디도 할 수 없다고 언급, 착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전 측의 황당한 태도에 언론인을 포함한 농민들은 강력 반발했지만 위약금 반환과 한전의 사과, 농사용 전기의 적정한 사용에 대한 공개 토론회 실시 등의 요구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마지못해 비공개 면담에 응해야만 했다.

심 지사장은 비공개 면담에서 공식적인 사과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답하는 등 요구사항 일부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비공개 면담에선 언론인 입회를 거부할 만큼 민감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독 언론에 몸서리치는 한전 측의 반응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구례군농민회 관계자는 "언론인 질의 없이 단지 면담 내용을 촬영하고 녹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전 측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면담 직전 심 지사장 역시 어딘가로부터 유선 지시를 받은 뒤 언론인 입회를 거부하겠다고 딱 잘라 발언한 것을 보면 결국 구례지사장도 한전 본사의 허수아비일 뿐인 것 같다. 향후 요구사항이 제대로 수용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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