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민단체 '여순 왜곡칼럼'…강력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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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민단체 '여순 왜곡칼럼'…강력대응

핵심요약

여순사건 유족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항의 서한 보냈지만 '동아일보 묵묵부답'
여순사건 재심 무죄 '기록 부실만으로 억울함 판정했다?' 말도 안 되는 주장
여수 시민사회단체 "26일 오전 11시 30분 1인 시위, 강력대응할 방침"
'여순사건 허위보도 시민 소송단' 구성…동아일보 송평인 상대 손해배상 소송 제기 준비 돌입

■ 방송 : 전남CBS 시사프로그램 <시사의 창>
■ 채널 : 라디오 FM 102.1 / 89.5 (17:00~18:00)
■ 제작 : 전남CBS 보도국
■ 진행 : 김유석 아나운서
■ 대담 : 서희종 사무국장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김유석> '누가 야윈 돼지들이 날뛰게 했는가' 얼마 전 동아일보에 여순사건을 왜곡한 칼럼이 게재됐죠.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발생한 일이라, 유족은 물론 지역민의 분노가 클 수밖에 없는데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 그리고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던 분들입니다. 시민단체들의 입장과 향후 대응 들어보겠습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서희종 사무국장 연결돼 있습니다.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서희종> 네, 안녕하십니까?

◇김유석> 여순사건 왜곡 칼럼이 게재됐습니다.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담은 특별법이 통과된 지 채 한 달도 안 됐는데, 일단 칼럼 보시면서 어떤 마음 드셨어요.

◆서희종> 지난 14일에 칼럼이 나왔는데요. 개인적으로 일정 때문에 당일에는 몰랐었습니다. 다음 날 보고 저도 엄청나게 화가 났습니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는데요. 그래서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다가, 여러 단체에게 이런 칼럼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라고 했을 때 여러 단체에서 '아, 이거는 규탄 성명을 발표된다.그리고 각종 대응 활동을 해야 된다'라고 모두 한 뜻을 모아주셔가지고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여순사건 지역민 희생자 지원사업 추진위원회에서도 함께 성명서를 발표해줄 것을 요구해서 함께 발표하였습니다.

◇김유석> 예. 칼럼제목이 '누가 야윈 돼지들이 날뛰게 했는가'인데요. 제목만 읽어도 유족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데, 지금 시민단체는 폄하 왜곡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계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실린 겁니까?

◆서희종> 네. 매우 심각하게 폄하되는 부분이요. 국회에서 73년 만에 가까스로 통과된 특별법을 두고 '명예회복을 요구한 쪽은 반란군과 그 협조자의 후손밖에 없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표현했어요. 그 말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 노력한 수많은 유족과 시민 그리고 저희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대표발의한 전·현직 국회의원까지도 반란군과 협조자의 후손으로 몰아간 것 아니겠습니까? 그 외에도 많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 반란군, 그 후손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저희 유족과 시민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다.

◇김유석> 여순사건 재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또 '기록 부실만으로 억울함을 판정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희종> 재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썼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당장 '여순사건 재심'이라고 검색만해봐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나오거든요. 그것조차도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한 것인데 그것조차 알아보지 않고 칼럼을 쓴 거예요.

그리고 비판을 하려면 무죄를 구형한 검찰이나 무죄를 선고한 순천지원을 말해야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은 시공을 초월한 듯 태연해 보인다'며 엉뚱한 대법원을 탓하고 있어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칼럼이었습니다. '기록 부실만으로 억울함을 판정했다'는 주장 역시 맞지 않는데요.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문서에 분명히 체포됐다는 근거가 있고요. 호남계엄지구사령부의 군법회의에서 처형됐거나 형무소에 수감되었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유석> 이 특별법 통과로 피해자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의 길이 열려서 그 누구보다도 유족분들이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족께서는 어떤 말씀들 하시던가요?

◆서희종> 당연히 상당히 분개하고 계시고요. 서장수 여수유족회장님 하고 이자훈 서울유족회장님 같은 경우는 칼럼 보고 너무 화가 나셔가지고, 유족회원들과 상의해 그날 바로 동아일보에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동아일보 입장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동아일보가 묵묵부답이라서 1인 시위를 준비 중이십니다. 그리고 칼럼 곳곳에서 등장하는 여순사건을 '여순반란', '반란군', '협조자'라는 표현에도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시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면서 반란군과 그 협조자들은 군사재판을 통해 처형되거나 수감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희생자가 군사재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처형된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이죠.

◇김유석> 예. 듣기만 해도 마음이 좋지 않은데, 시민단체에서는 앞으로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세요.

◆서희종>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먼저 말씀드렸듯이 여순사건 유족회에서 항의 성명서를 동아일보와 송평인에게 발송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민사회 함께 동아일보에 이메일과 항의 문자를 보내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서울에 있는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기자회견과 집회까지도 고려했으나 코로나19가 4단계 상황이라서 부득이 1인 시위를 실시하기로 했고요. 오는 2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릴레이로 진행될 예정인데요. 처음 시위에 나설 분은 이자훈 서울유족회장이십니다.

◇김유석> 그렇군요. 칼럼 작성자와 신문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이야기도 들리던데 어떤 얘기입니까?

◆서희종> 예. 신문 기사가 나온 직후에 '여순사건 허위보도 시민 소송단'이 구성되었습니다. 권종국 순천유족회장님하고, 솔샘교회 정병진 목사님, 주철희 박사님 등이 임시단장을 맡아가지고 신택호 변호사님을 대표 변호사로 선임해서 동아일보와 송평인 논설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자 준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단체로는 여러 가지 위임 관련 규정이 어려워가지고 개인적으로도 소송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송하려면 다들 아시겠지만 위임장도 써야 되고 서류를 제출해야 되고 소송비용도 내야 되니까 여러 부담이 큽니다. 그렇지만 많은 시민이 소송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소송단 모집이 22일까지로 알고 있거든요. 관심 있으신 분은 다음 카페에서 '여순사건 허위보도 시민소송단' 검색하시면 카페가 나옵니다. 들어가셔서 가입하시고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김유석> 이런 일들을 보면 여순사건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진상규명이 하루라도 속히 이루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서희종> 송평인 칼럼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 다만 오늘날 개신교인들마저 그게 어느 때 일인지 잘 모른다는 게 흐리멍덩해진 역사 인식의 현주소다.'라고 표현합니다. 그 표현에 따르면 손양원 목사님 아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내용을 쓰는데, 물론 손양원 목사님 아들이 희생된 것은 안타깝지만, 그분의 아들이 죽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신교인이라면 반드시 그 사건이 언제 무엇 때문에 일어났고 여순사건을 반란 사건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뉘앙스로 글을 써놨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개신교와 기독교인의 역사인식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폭력을 저지른 죄보다 더 악질적인 것은 그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수 시민사회는 이렇게 여순사건을 왜곡하는 것에 좌시하지 않고 역사 바로세우기의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김유석> 예. 여기까지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희종> 네. 감사합니다.

◇김유석>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서희종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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