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원 재판부 움직인 김석 순천Y 사무총장 최후진술

순천지원 재판부 움직인 김석 순천Y 사무총장 최후진술

형사 1단독 정희엽 재판장 "적어온 최후진술 제출해 달라"
피해 경찰 "고소하거나 사건화 원치 않고 저는 괜찮다"
검찰, 법정서 당시 영상 재생하며 징역 6개월 구형

여순사건 유족 등이 15일 김석 총장(왼쪽 세 번째) 재판 직후 법정 앞에서 함께 했다. 고영호 기자여순사건 유족 등이 15일 김석 총장(왼쪽 세 번째) 재판 직후 법정 앞에서 함께 했다. 고영호 기자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의 법정 최후진술이 재판부를 움직였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단독 정희엽 재판장은 15일 오후 2시 50분 212호 법정에서 열린 재판을 통해 김 총장에게 "적어온 최후진술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장이 일반적으로 피고인의 최후진술을 간단히 듣기만 하는 것에 견줘, 직접 최후진술문을 재판부에 보내라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판을 지켜본 박소정 전 순천YMCA 이시장은 "김 총장이 여순사건 의미 및 기소된 혐의에 대해 솔직하고 담대하며 설득력 있게 재판부에 설명해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며 "최후진술문을 요청 받을만큼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며 좋은 결과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최후진술에서 "여순사건은 77년이 흘렀지만 진상규명에 의문이고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전 윤석열 정부 때 역사를 왜곡해 반란 가담자라는 주홍글씨 낙인을 찍었다"며 "사건요지는 '여순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기획단'이 유족을 만나고 가달라고 했으나 만나주지 않고 가버려 외면당한 고령의 유족들이 저보다 더 흥분된 상태였고 기획단을 태우고 떠나는 버스를 향해 항의차 달려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시민운동을 합법적 틀 안에서 해왔고 이번 재판을 계기로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으며 저의 사건으로 여순사건 진상규명 활동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서 국선변호인 김대학 변호사는 "피고인이 순천시의원을 역임했고 현재 순천Y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헌신적인 역할을 다해왔다"며 "피고인이 앞으로 시민사회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없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김 변호사는 "김 총장이 다수의 집회 개최 경험이 있는 등 집회일 경우 신고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SNS 문자에도 기자회견 형식임을 미리 알렸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경찰을 밀쳤다는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김 총장의 시선과 방향이 버스를 향해 있을 뿐 고의로 경찰을 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이 지난 4월 순천지역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호 기자김석 순천YMCA 사무총장이 지난 4월 순천지역 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호 기자김 총장은 지난해 5월 28일 오전 11시 순천역 앞에서 국무총리 소속 '여수순천10·19사건 진상조사 보고서 작성기획단'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면서 720시간~48시간 전 순천경찰서장에게 옥외 집회·시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구호를 외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김 총장이 기자회견을 빙자한 미신고 집회를 주최하고 이 과정에서 교통관리 경찰을 넘어뜨렸다며 집시법·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지난해 11월 15일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순천경찰서 경찰은 "김 총장을 고소하거나 사건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변호인 물음에 "예"라고 답했다.

김 총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거나 그럴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은 "저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공판검사는 그러나 "법리적으로 다투고 있지만 판례를 보더라도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에 상당한 것이어서 유죄"이고 "경찰을 충격한 뒤에도 한 번 더 밀쳐서 유죄"라며 법정에서 당시 영상을 재생하고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검사의 주장이 계속되는 동안 방청석에 모인 여수사건 유족들은 고개를 젓거나 깊은 한 숨을 내쉬었고 검사는 방청석 유족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예정된 다른 재판 건수에 비해 많은 방청객들이 앉아있자 정 재판장은 유족들에게 이 사건 관련으로 오신 분들이냐고 묻기도 했다.

방청석에는 유족뿐만 아니라 최미희 순천시의원·박발진 광양 여순사건 연구회장·박선택 '사회대개혁 순천시민행동' 공동대표 등이 참석해 긴장속에 재판을 주시했다.

김 총장에 대한 선고는 8월 28일 오전 10시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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