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명 여수시장. "인사만 아니면 10년도 하겠다는 말, 실감납니다."
민선 8기 3년을 보낸 정기명 여수시장이 '인사 고충'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남은 1년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산단 위기 극복과 관광 균형 발전 등 향후 시정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정 시장은 시장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인사'를 꼽았다. 정 시장은 "고향에서 함께 살아온 직원들이 대부분인데, 능력도 비슷한 이들 사이에서 모두를 챙기지 못할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로 살아오다 시장직을 맡아, 주말도 없이 민원 현장과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의 안전과 민생을 챙겨온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시장은 지난 8일 전남CBS 시사 프로그램 <시사포커스>에 출연해 여수국가산단 위기 대응, 섬박람회 준비, 관광 균형 발전, 여수MBC 이전 논란 등 주요 시정 현안과 향후 구상을 밝혔다.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로는 여수국가산단을 꼽았다. 정 시장은 "산단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대기업보다 수백 개 협력업체들이 공장 증설과 정비를 멈추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협력업체들의 경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조사부터 착수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위기지역 추가 지정도 함께 추진해 협력업체 노동자의 고용 안정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 시장은 "아직 시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단계지만, 8월 하순부터 주행사장 공사가 본격화되고 홍보대행사도 선정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조직위와 실무협의체가 매주 회의를 열어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산업과 관련해서는 "연간 1,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꾸준히 찾고 있지만, 관광 수요가 오동도·엑스포장·낭만포차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여수 5개 만(灣)의 특색을 살린 균형 발전 전략 '여수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을 유치하기 위한 국제 공모가 진행 중이며, 민간 자본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여수MBC의 순천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수에서 성장한 지역 방송사가 여수를 떠나는 건 시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의회와 시민사회와 함께 공론화해 여수에 잔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시정 방향과 관련해서는 "결국 인구를 지키는 핵심은 좋은 일자리"라며 "산단 체질 개선, 관광 및 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통해 청년층이 머무를 수 있는 여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순천에 비해 주거지 공급이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유촌 지역 택지 조성과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시장은 끝으로 "섬박람회는 여수의 미래를 여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남은 1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