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예정 부지. 순천시 제공 순천시의회 상임위원회가 '순천 남해안 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부지 매입'을 부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287회 제1차 정례회 기간인 12일 순천시가 제출한 부지 매입 안을 반대 5명·찬성 3명으로 부결시켰다.
순천시는 부지 매입 제안 사유로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실현을 위한 체육 인프라 구축과 차별화된 전지훈련장 제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등을 제시했다.
기존의 노후된 팔마체육관 등 체육시설. 순천시 제공순천시는 또 등록 체육인구만 5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현재 팔마체육관 등이 준공 후 40년이 지난 낙후시설인 점도 강조했다.
예정 부지인 안풍동과 대룡동 일원 59필지(319,595㎡·약 9만6천 평)를 시비 100%를 들여 177억원에 매입·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사업기간은 2021년~2031년까지로, 2021년부터 타당성 검토 및 입지선정 용역 등이 진행됐고 총사업비는 786억원(사업비 609억원·보상비 177억원)이다.
그러나 부지 매입을 반대한 순천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신중한 추진을 주문하고 나섰다.
장경순, 김태훈, 오행숙, 서선란, 김미연, 이영란, 최현아, 장경원 등 의원 12명은 입장문을 발표해 "단순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시민 세금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중대한 사업"이라고 전제했다.
장경순 순천시의원 등이 종합스포츠파크 부지매입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경순 의원 제공장경순 의원 등은 "순천시가 중앙 투자심사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매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2025년 7월 중앙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앞두고 있고 심사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와 국가 지원 규모가 결정되는데 그 전에 부지부터 매입하겠다는 것은 행정의 절차적 순서를 무시한 선조치로, 만약 부적정 판정이 나올 경우 모든 부담은 시민에게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론화 절차가 부족했다"며 "정책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것으로 공청회와 시민 설명회 등 정책 수용성 확보를 위한 시민 의견수렴 과정이 미흡한데 이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일수록, 시민의 이해와 동의를 전제로 한 정당한 절차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니버시아드 국가계획이 확정된 이후에 연계 사업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획에 무리하게 연계하기보다, 전략적이고 실효성 있는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니버시아드라는 국제적 스포츠행사인만큼 여수·광양 등 인근 지자체와 공동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고 광역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재정 부담과 운영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부지 매입 안은 상임위에서 부결돼 원칙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지만 18일 본회의에서 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강형구 순천시의회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거나 재적의원 23명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상정해서 가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정경순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감시가 행정을 더 투명하고 신중하게 만든다"며 "순천시의회가 이 사안을 끝까지 검토하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