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행정구역 지도. 순천시 제공 지난 총선에서 게리멘더링으로 기이한 선거구를 갖게 됐던 전남 순천이 내년에는 갑, 을로 단독 분구가 유력해짐에 따라 그 경계가 어떻게 나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중앙선관위는 내년 4월 10일에 치뤄질 22대 총선을 앞두고 전국 253개 지역구 수 범위 내에서 인구 하한선 13만 6600명 이상, 상한선 27만 3200명 이하의 인구 범위를 적용한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획정안에 따르면 서울과 전북이 각각 1석씩 줄고, 인천과 경기도에서 1석씩 각각 증원됐다.
전남 순천의 경우 분구로 결정됐다.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선거구가 갑·을 지역구로 나뉘는 한편, 광양은 곡성, 구례와 함께 묶인다.
순천은 인구 28만여 명으로, 인구상한선을 초과함에 따라 한 석에서 두 석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분구 경계를 두고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는 28만 인구를 14만 명씩 맞출 계획 하에 선거구를 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테면 이달 기준 인구가 가장 많은 해룡면(5만 6267명)을 인접한 덕연동(4만 1229명)과 왕조2동(1만 7665명)과 묶어서 갑으로, 나머지를 '을'로 분류한다는 설명이다. 이럴 경우 갑,을 인구 수는 14만 명씩 대략 맞춰진다.
해룡면과 왕조1동(3만 8844명)·왕조2동을 엮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다른 안은 남과 북을 경계로 나누는 방안도 전망된다.
남쪽인 해룡면과 외서, 낙안, 별량, 상사, 풍덕, 남제, 장천, 도사면과 왕조 2동을, 을은 나머지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도의원 8명을 갑, 을에 4명씩 두기 위해 도의원 선거구를 놓고 조정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순천시 도의원은 김정이, 김정희, 김진남, 서동욱, 신민호, 정영균, 한숙경, 한춘옥 등 8명이다.
지난 2020년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선거구 획정안을 보면 순천시 갑선거구는 해룡면, 송광면, 외서면, 낙안면, 별량면, 상사면, 향동, 매곡동, 삼산동, 조곡동, 남제동, 저전동, 장천동, 중앙동, 도사동이다.
순천시 을선거구는 승주읍, 서면, 황전면, 월등면, 주암면, 덕연동, 풍덕동, 왕조1동, 왕조2동으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발표된 순천 분구 소식에 총선 예비후보들은 모두 환영하면서도 분구가 확정되지 않아 선거 운동을 하는데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분구 결과에 따라 정당별 또는 후보자들은 셈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역인 소병철 의원이 갑, 을 중 어디에 출마하지도 예비 후보자들에겐 큰 관심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문수, 서갑원, 설주완, 소병철, 손훈모, 조용우, 허석, 국민의힘 소속 천하람 당협 위원장, 진보당 이성수 도당위원장 등 9명이 예비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선거구가 분구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분구가 어떻게 조정될 지 모르니까 어디에서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해야할 지 고민이다. 분구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순천시 전체를 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획정안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