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맞아 시장 상인을 만나고 있는 김승남 의원. 김승남 의원 제공 22대 총선을 7개월 남짓 앞두고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판은 벌써부터 뜨겁다.
'3선' 김승남 의원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들도 저마다 쟁쟁한 이력을 가진데다, 민주당에선 김 의원을 제외한 후보들 모두 보성 출신으로, 단일화부터 지역 간 경쟁 변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흥 출신 김승남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남도당위원장을 하며 쌓은 인지도와 조직 기반이 강점이다.
하지만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가 있는 고흥이 아닌 순천으로 결정되면서 화살이 김 의원에게 향했고, 정치력 부재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련 한화에서 고흥군에 부지를 요청한 때는 지난 2021년이고 이를 지역 국회의원에게 보고한 시점은 올해 1월"이라며 "나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서는 이제와서 국회의원에 덮어씌우기를 하는데, 오히려 당시 전라남도와 행정부지사였던 문금주 부지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전남은 다선 정치인이 없는 상태다. 다선 의원을 안정감 있게 키울 때 호남 정치가 구심력을 가지게 되며, 지역의 현안 문제도 중앙에서 무게감 있게 다뤄질 것이다"며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민간기업을 유치하고 드론센터와 스마트팜 관련 입주 업체까지 유치해 국가산단을 개발시킬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수정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김수정 부의장 제공 이에 맞설 후보로는 김수정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문금주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최영호 전 광주남구청장, 한명진 전 방위사업청 차장,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위원장이 물망에 올랐다.
이들 중 유일한 여성 후보인 김수정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30년 정당인 경험이 강점이다. 4년 전 경선에 나선 경험이 있는 김 부의장은 농촌의 50%가 넘는 여성 인권, 빈곤 탈출 정책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보성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김 부의장은 주말마다 고향에 내려와 농어촌 현실과 농심을 파악했다고 했다.
김 부의장은 "질이 높은 일자리 창출, 비치로드 등 농촌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중앙의 절대적인 예산과 관심이 필요하다"며 "서울에서의 30년간 정당 활동으로 다져진 경험과 인맥을 통해 해낼 자신이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여성의 대변자,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여성 국회의원이 없다는 것은 전남 정치의 무지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여성이 지역민의 50%가 넘는 농촌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금주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문금주 전 부지사 제공 보성 출신 문금부 전 전라남도 행정부지사는 현역 의원에 도전하는 유력한 대항마로 손꼽힌다.
문 후보는 전남도 행정부지사에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 정책관, 광주광역시 정책기획관을 두루 거친 '행정통'으로 통한다.
현재 문 전 부지사가 주력하는 부분은 인지도를 높이는 일로 지난 6월 명예퇴임과 함께 출마 선언 후 상대적으로 볼모지인 장흥에서 얼굴을 알리며 밑바닥 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문 전 부지사는 신인 가점도 예상된다.
신인, 젊음, 참신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문 전 부지사는 "2년 1개월 동안 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면서 국회의 뒷받침이 지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며 "6개월간 지역을 순회하면서 주민들에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과 갈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고, 주민들의 이러한 염원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 최영호 전 남구청장 제공 보성 출신으로 광주 전 남구청장을 지낸 최영호 전 청장은 광주가 아닌 고향으로 유턴한 케이스다.
최 전 남구청장은 광주 남구의회 의원, 광주시의원, 재선 구청장 등 정치 밑바닥부터 올라간 '풀뿌리 정치인'이란 수식어가 뒤따른다. 최근에는 이재명 당대표의 단식에 맞춰 12일간 단식을 거행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 전 남구청장은 "현재 광주전남의 국회의원들이 존재감이 없다"며 "국회의원의 역할은 첫 번째, 중앙에서 맞서야 할 때 맞서는 것과 두 번째 주민 밀착형 정치를 하는 일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농간의 지역 격차 해소와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4개 군의 천혜의 자원을 이용해 우주항공산업, 녹색 생명 산업, 해양관광 산업 등 3대 발전 축을 구상하고 있다"며 "단식에서 보여준 것처럼 실천과 비전을 구체화 하는데는 확실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마을회관 봉사에 나선 한명진 전 방위사업청 차장. 한명진 전 차장 제공 한명진 전 방위사업청 차장도 보성 출신이다. 지난 경선에도 김승남 의원과 대결하며 인지도를 알린 바 있다. 한 전 차장은 행정고시(31회)를 통해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과 방위사업청 차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지역 예산확보에 목말라 있는 지역민과 공무원들의 호응을 높이고 지역 경제를 살려내는 게 목표다.
민심 다지기에 나선 지 6개월 됐다는 한 전 차장은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니고 머슴이고 일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2개월간 농촌 1620여 개 마을을 모두 돌아다니며 국회의원 역할에 대한 민심을 파악하고자 했다"며 "내 집 앞 문제, 생활 속의 불편을 해결해 주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었고 기획예산처, 재정부처에서 30년간 근무한 인맥과 경험으로 민원을 해결하고, 소외된 4개군을 소멸 위기에서 막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화진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김화진 위원장 제공 국민의힘에서는 고흥 출신인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이 본선 출마를 확실시했다. 김 위원장은 예전보다 높아진 호남에서의 당 호응도와 정부 여당에 힘입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위원장은 "지역 행사에서 축사를 국민의힘 도당위원장에게 맡기는 것부터 국민의힘에 대해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며 "지난 총선 낙선 이후에도 변함없이 생활정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속담처럼 주민들과 함께해 온 생활정치의 힘을 믿고 있다. 여기에 정부 여당의 힘까지 있다"며 "일자리 창출, 농어업문화관광 도시 조성을 목표로 해상도로, 관광도로 등 SOC 사업 등에 국비를 확보하는, 보여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3선 도전의 정치인부터 이를 저지하겠다고 쟁쟁한 후보들이 나서면서, 치열한 민주당 공천 경쟁과 여야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