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순천 마을 전체 격리…"영농철이지만 지침에 순응"

[르포]순천 마을 전체 격리…"영농철이지만 지침에 순응"

8~9일 오전 5명 코로나 확진
마을 앞 출입 차단…주민 전수 검사 중

마을전체에 격리가 실시된 9일 순천시 송광면 한 마을 입구에 출입금지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박사라 기자

 

전남 순천시 송광면 한 마을로 가는 도로 곳곳에 '출입통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송광면사무소 직원들이 출입을 통제했다.

주민 5명이 코로나19확진자로 분류되면서 방역당국은 마을 전체를 격리했다.

감염경로 파악이 어렵고, 대부분 고령층인 마을 특성상 재확산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재 자가격리에 들어간 주민은 모두 80여명. 봄 영농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창 바쁠 때, 고추 모종과 봄감자를 못 심는게 가장 큰 걱정이다.

마을에 이동 제한 행정 명령이 내려진 탓에 옆집 이웃도 만날 수 없을 뿐더러 마당 앞 텃밭에도 나올 수 없다.

갑작스럽게 이동이 통제되자 주민들은 답답해하면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지 모른다는 염려 속에 방역당국의 조치에 순응하고 있다.

마을 이장 김모씨는 "수시로 자가격리 지침을 마을 방송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현재까지는 잘 지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영농철인게 가장 큰 문제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마을전체에 격리가 실시된 9일 순천시 송광면 한 마을로 가는 도로 곳곳에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렸다. 박사라 기자

 

마을에서 나온 확진자 5명 중 한 명은 광주의 한 병원으로 입원하러 갔다가 입원 전 코로나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4명(순천 283~286번)은 보건소에서 실시한 이동 전수 검사에서 확진된 사실이 발견됐다. 이들 중 두 명은 30대로 마을 카페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현재 마을 주민 전부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순천시는 지난 8~9일 오전까지 코로나19확진자가 12명 발생했다. 지난 4일 이후 확진자는 모두 37명이다.

순천시는 이날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또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주암면 한 마을에도 이날 오전 마을전체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으나 확진자에 대한 감염 경로가 어느정도 파악되면서 오후에 행정 명령을 해제했다.

순천시는 이번 주말이 코로나 감염 확산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은 이날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에서 "종교활동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시민은 개개인 접촉을 최소화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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