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제1도시 여수는 어쩌다 28만 명도 무너졌나

전남 제1도시 여수는 어쩌다 28만 명도 무너졌나

2016년 29만명 붕괴 이후 4년만에 1만명 줄어
인근 순천에 개발된 신도심 쏠림 현상 가속화
비싼 물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이 주요 원인
"율촌에 대규모 택지 개발, 도시비전 짜야"

전남 여수 도심 전경. 여수시 제공

 

전남 제1의 도시 여수가 인근 순천에 인구수에서 역전 당한데 이어 마지노선인 28만명 선마저 무너졌다.

특히 2016년 말 29만명이 붕괴된 이후 불과 4년여 만에 1만명이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여수시 인구는 전달보다 369명 줄어들면서 27만9844명을 기록했다.

여수시 인구는 올해 1월 한 달 동안 255명이 늘어나면서 반등했으나 2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뒤 결국 28만명 선이 무너졌다.

1997년 3여(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통합 이후 한때 여수 인구가 33만833명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 2006년 30만명 선이 붕괴됐다.

특히 2016년 말 28만8988으로 29만명 선이 무너진 뒤 4년 동안 해마다 2~3천명씩 줄어드는 등 그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여수의 인구가 지속 감소하는 것은 비싼 물가와 함께 쵣근 급격히 늘어난 집값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 교육여건, 정주여건 등이 인근 순천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수산단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순천으로 이동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사회조사에서 여수시민의 19.9%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사유로는 23.7%가 교육환경, 22.9%가 주택문제를 꼽았다.

여수시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전담 조직을 꾸려 전입가구 장려금 지급, 여수시민되기 운동 등 각종 인구증가 시책을 펼쳐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인근 순천시는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여수를 추월한 뒤 매달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신대지구, 오천지구 등 신규 택지개발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교육과 정주환경이 개선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되고 있다.

여수 도심 인근에 택지 개발이 한창이다. 여수시 제공

 

이에 따라 여수시가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택지개발 사업 등을 면밀히 검토해 시민 중심의 도시 미래비전을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수와 순천, 광양 접경지역인 율촌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해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산단 조기 완공, 동부권 의대 유치와 병원 설립 등을 통한 과감한 인구 유입책을 펴자는 주장도 나온다.

여수의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대해 주종섭 여수시의원은 “여수가 일자리 제공 공간으로서는 좋으나 거주지로서의 조건이 약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안정적인 주거공간 공급, 공단 조성, 일자리 확충 등의 지표가 좋은데도 인구가 감소하는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시민협도 최근 성명을 내고 시민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시 행정력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협은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에 사람들이 찾아온다. 시민이 떠난 도시는 사람들도 결국 찾지 않게 된다”며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예산상 비용이 적게 드는 정책부터 시작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시민편익이 큰 것을 바꿔나간다면 시민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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