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0조’ 과징금 폭탄, 여수산단 “공장 멈추란 거냐”

‘5년간 20조’ 과징금 폭탄, 여수산단 “공장 멈추란 거냐”

기업들 요구한 배출허용총량 30% 일방적 삭감
적응기간 지침 있으나마나..내년부턴 조단위 과징금

전남 여수국가산단 전경.(사진=자료사진)

 

전남 여수국가산단 입주 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 수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 형편에 놓여 대기오염 총량 과징금의 부과 시행 유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는 사실상 기업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산업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이다.

24일 여수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여수국가산단 27개 입주기업들은 최근 대기관리권역법 배출총량 과소할당에 따른 공동건의문을 전라남도에 제출했다.

건의문에 따르면 입주기업들은 올해 4월 시행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최근 환경부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총량을 할당 받았다.

문제는 환경부가 올해부터 사업장의 과거 배출량 수준으로 할당해 적응기간을 부여하겠다는 지침에도 지역별 배출허용총량을 기업들의 요구보다 턱없이 부족하게 산정했다는 점이다.

남부권 내 사업장에서 신청한 배출허용총량 대비 20~50% 수준으로 할당이 됐는데 이를 적용하면 사업장별로 수백에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형편이라는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여수산단이 추산한 자료를 보면 현재 환경부 방침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27개 사업장에서 올 한해 동안 모두 6,798억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과징금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 2024년에는 8조8,9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5년 동안 19조6,636억 원을 내도록 되어 있다.

할당량을 초과배출하면 이듬해 배출허용총량이 초과분만큼 줄면서 과징금에 과징금이 더해지는 징벌적 부과 방식 때문이다.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총량 규제의 경우에는 2003년 12월 법 제정 후 2007년 7월까지 충분한 준비기간을 통해 시행했다.

그러나 대기관리권역법은 올해 4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확정되고 허가 신청과 검토를 거쳐 이달에 허가가 확정될 예정이어서 1차년도 배출량 저감을 위한 대응 시간이 부족한 형편이다.

여수상공회의소 전경.(사진=자료사진)

 

환경부는 지난해 9월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관 1차 기업환경정책협의회 회의에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환경부 박천규 차관은 대기관리권역법 총량제와 관련해 "5년 후에는 부담이 있겠지만, 초기에는 부담 없도록 하겠다"며 "환경부 단독으로 지역배출허용총량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부처, 지자체 합의를 통해 기본계획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산단 기업들은 권역별 배출허용총량 재검토와 현실성 있는 사업장 할당을 촉구했다.

또 총량 할당시 정기보수 기간 인정, 초과 배출량과 총량 과징금 부과 시행 유예, 할당 초과량의 차기년도 삭감반영 조항 삭제, 권역 외 지역간 배출권 거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도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보낸 건의문을 통해 “환경부가 부여한 할당량 초과분에 대한 과징금은 몇 백억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정국에서 경기회복에 사활을 거는 현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성 있는 배출량 수준으로 결정하고 일정 기간에 걸쳐 배출총량을 점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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